생활의 달인 pd가 좋아하는 고기 절임에 대하여 ㄷㄷㄷ
2021-06-28 22:09:54



2차대전 미 해군을 논할 때 나오는 단골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아이스크림이다


전쟁통에 일선 병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보급하는 미국의 부를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워낙 미 해군 승조원들이 아이스크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배가 침몰하는 와중에 냉동고 문짝을 뜯어내서 단체로 아이스크림 먹방을 찍은 사례도 있었고(USS 렉싱턴)



추락한 파일럿을 구축함이 구조했는데 항공모함에게 우리가 구했으니 아이스크림 더 내놓으라고 딜을 건 사례도 있었다(USS 키드)


그렇다면 대체 왜 이리 미 해군은 아이스크림에 환장을 했는지 궁금했을텐데, 이유는 간단하다.







미 해군이 1차대전부터 선원들에게 술 배급을 끊었기 때문이다


원래 범선시절부터 술을 지급하는 것은 해군의 전통이긴 했으나 술 들어간 인간이 무슨 짓을 할지는 며느리도 모르기 때문에 위험성은 여전했고


그 와중에 미군이 총대를 매서 1차대전 직전인 1912년 모든 함선 승조원에게 술 배급을 중단시키고 대신 지급한 게 아이스크림이었다


함장부터 말단까지 럼주를 들이키고 다니는 로열 네이비와 매일매일 맥주 파티를 하는 크릭스마리네를 보며 처량하게 아이스크림을 퍼먹어야 하는 미 해군의 승조원들은 환장할 지경이었지만, 그나마 남은 기호품이 이거 뿐이었기 때문에 유달리 아이스크림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웃기게도 정작 같은 연합군이었던 영국은 정부가 민간에도 아이스크림 배급을 끊어버렸기 때문에 미국을 무지 부러워했다고 한다.


덕분에 양국의 함선이 만나면 몰래 승조원들이 럼주하고 아이스크림을 바꿔먹기도 해서 미 해군 선원들이 럼주에 알딸딸하게 취해있고 영국 해군 승조원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모습이 알음알음 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