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때 군 전역하고 1년정도 여기저기 노가다를 다녔음... 그때 마지막으로 갔던 대기업 공장 노가다가 기억난다
일이 좀 익숙해지니까 오전에는 점심 **생각 오후에는 퇴근할생각밖에 안나더라
밥은 공장 근처에 노가다 함바집같은데서 도시락같이 밥을 배달해줬는데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안았음
이런식으로 나왔는데 3~4명이 나눠먹다보니 양도 적었지.. 물론 나는 밥 자체를 좋아해서 저것도 걸신들린놈 마냥 잘처먹었음
보통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4~50대 아재들인데 나 혼자 어리다보니 나 많이 먹으라고 밥도 많이주고 반찬도 잘 안드시고 그랬었음(먹기싫어서 짬시킨걸수도..)
여튼 그렇게 한 달 정도 일하다가 공장장이 순시를돌다 우리가 점식먹는걸 보고 불쌍했나보더라 사무실 들어와서 하는말이
"우리 공장을 위해서 일해주시는 분들인데 점심 식사가 너무 열악한것같다 우리 공장 구내식당 밥 맛있기로 소문나있는데 내가 조취해놨으니 점심은 물론이고
야근할때 저녁드실때도 오셔서 편하게 식사하시고 가셔도됩니다 식사비는 공장에서 부담한다"
라고 말씀하시더라 이말듣고 좀 감동이였음 역시 대기업이라 그런지 마인드가 다르다고 아재들이 따봉하고 난리더라 ㅋㅋ
여튼 담날부터 팀들끼리 모여서 쭈뼛쭈볏 구내식당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건물 입구 들어서자 마자 공기부터가 다르더라 고급스런 대리석이 숨이라도 쉬는지
산뜻한 향기가 났음.. 그리고 구내식당에 들어서는데 말끔하게 유니폼 차려입은 대기업 직원들이 식권도아닌 휴대폰으로 뭘찍고 들어가는데 그게 식권개념이라
더라 사실 나도 몰랐는데 요즘엔 다 저렇게 한다니까 아재들이 오~~ 와~! 역시 스마트한 세상이여 이럼 ㅋㅋ
무슨 결혼식장 뷔페마냥 깔끔하고 한식,양식,중식 디저트코너 다 따로있는데 우리팀 사람들 전부 입이 떡벌어짐
다들 힘쓰는 일 하는데다 실컷 먹어도 된다니까 밥을 산처럼 쌓고 국그릇 대접그릇에 반찬을 담아먹는 지경에 이르게됨 물론
퀄리티 자체가 너무 좋았음 반찬 자체가 너무 정갈하고 맛있었다 참고로 사진에 나오는 할배보다 밥을 더 많이 펐었어
여튼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어느날도 밥을먹는데 옆테이블에 공장 여직원들이 4명이 앉아서 밥을먹더라 딱봐도 내 나이 또래정도의 여자애들인데
대기업은 얼굴보고 여직원뽑나?? 얼굴들도 엄청 이쁘더라 그렇게 한참 흡입하고있는데 옆에 여자애들이 쿡쿡ㅋㅋ 웃으면서 자기들끼리 귓속말하는게 들렸는데
"와 밥 엄청 많이먹는다 외국인들인가?? 신기하다" 이런말을 하더라 아니 생각해보니까...
이렇게 생긴 사람들이 개떼같이 몰려와선
이렇게 **있는데 안신기했겟냐??
그 순간 나는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입음.. 밥맛이 순간 딱 떨어지더니 너무 쪽팔리고 숨고싶었음..아마 내 나이 또래 여자애들이라 더 그랬나봐
당시에 어린 나는 순정이란게 남아있었는지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았다.. 다른 아재들은 신경 안쓰던데 그 날 이후로 나는 다시는 구내식당을 가지않았음
그것도 없을땐 점심때 나가서 밥을 사먹고들어왔음 ..
나중에 또 공장장이 와서는 요즘 식당에서 일하는 조리사들이랑 영양사가 잔반이 많이 안남아서 너무 좋다했다고 앞으로도 편하게 식사하시라하고 갔음
한참 지나서 조선소에서도 일한적이 있는데 거기는 인부들 전체가 구내식당에서 식사를하더라 거기 와있는 동남아나 중국쪽 목수들이 밥먹는걸 봤는데
진짜 소새끼마냥 음식을 쌓아놓고 밥을먹더라 자기내 나라는 일하면서 점심을 준다 이런개념이 없고 준다해도 빵한쪼가리 아니면 주먹밥 이런식으로 받아먹는
데다가 한국 물가가 비싸서 저녁식사 비용이라도 아끼려고 점심때 뱃속에 음식을 때려박는다더라 그걸보곤 몇 달 전의 내모습이 생각나서 썩 유쾌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