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진행된 게임 시상식, TGA.
케릭터를 뛰어나게 연기한 배우, 성우에게 주는 '최고의 연기상' 부분의 수상자가 발표되자
시상자 앤디 서키스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수상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줬음.왜냐면 상을 받은 사람,
멜리나 유르겐스는 다른 후보였던 브라이언 블룸, 클라우디아 블랙, 로라 베일리, 애슐리 버치 같은 전문 배우, 성우가 아니라
한 게임 회사의 비디오 편집을 담당하던 직원이었기 때문임..그녀는 TGA 말고도 BAFTA 를 포함한 복수의 시상식에서 최고의 연기상을 타면서 2017년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었음.
게임 회사 직원이었던 그녀가 연기 상을 받은 배경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2000년 3월, 생소한 게임 회사 '저스트 애드 몬스터스'가 설립된 시절로 거슬러감.타밈 안토니아데스, 마이크 볼, 니나 크리스텐센 이 3명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 하나로
자본금 3000 파운드 (한화 500만원 가량)으로 저스트 애드 몬스터스를 설립하였음.
직원도 본인들 3명이 전부였고,
최신 게임 제작을 위한 전문적인 기술자도 부족했고 최신식 장비도 없는 엄청나게 열악한 상태로 시작하게 됨.
이들은 투자를 받아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퍼블리셔를 수소문했지만
적절한 퍼블리셔를 찾지는 못했고 대신 아르고넛 게임즈라는 곳에서 이들을 인수하기로 결정함.
모회사 아르고넛은 그들의 첫 게임을 위한 투자자로 게임 산업에 막 투자하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대어를 물어왔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시에는 헤일로 및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의 투자 및 마케팅에 집중을 했었기에이들이 받은 지원은 매우 부족했다고 함.
쿵 푸 카오스는 데뷔작치고는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량은 기대치 아래였기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는 것에는 실패했음.
심지어 IP의 소유권은 당시에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귀속되어 있었기에 이들은 쿵 푸 카오스의 2편을 만들 수 없었고
대신 후속작에 다른 이름을 붙이기로 하고 게임 개발을 계속 이어가게 됨.
이들은 그래도 본인들이 가능성은 보였으니 다음 신작을 잘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모회사 아르고넛에 갑작스레 재정난이 찾아왔고
다행스럽게도 파산 직전에 아르고넛 CEO의 배려로
저스트 애드 몬스터스가 독립 회사로 분리되면서
'닌자 씨어리'라는 회사로 재탄생하게 됨.
그리고 이들의 고생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됨.
닌자 씨어리는 앞서 말한 쿵 푸 카오스 다음 작품의 이름으로 '헤븐리 소드'라는 가칭을 붙였고 중간 결과물에 나름 만족했지만
이들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은 3개월 남짓한 시간이었음.
이들은 자신들의 게임을 발매해줄 퍼블리셔를 찾았지만
대다수의 게임 회사들은 소규모의 회사가 그런 게임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보지 않았음.
이들의 최후의 수단으로 게임 IP 및 기술적 특허 전부 퍼블리셔에게 넘긴다는 조건으로
소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을 수 있게됨.
닌자 씨어리는 소니에게 마소보다 더욱 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게임 개발과 관련된 여러 간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이들이 구현하고자 하던 게임에서 많은 기능이 제거된 상태로 발매되었다고 함.
게임 자체는 아직도 팬덤이 남아 있을 정도로 괜찮게 만들어진 게임 정도의 평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음.
닌자 씨어리는 이전에는 마소, 소니에게 투자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IP만 뺏긴 상황이었기에
그들과 비교하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퍼블리셔를 탐색하게 됨.
이들이 다음으로 찾은 퍼블리셔는 '반다이 남코'와 '캡콤'
다행스럽게도 마소와 소니에게 투자를 받았다는 이력과 이들의 게임 평가는 괜찮았다라는 이력 덕분에 이들은 퍼블리셔를 쉽게 찾을 수 있었음.
그들은 2010년에는 반다이남코의 투자를 받아 인슬레이브드,
2013년에는 캡콤의 투자를 받아 DmC : 데빌메이크라이를 개발했음.
이번에는 두 게임 모두 80점대 중반의 게임을 만들었으나
인슬레이브드는 앞선 쿵 푸 카오스, 헤븐리 소드와 마찬가지로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DmC : 데빌메이크라이는 당시 캡콤의 **같은 기획으로 기존 팬들에게 각종 욕을 쳐먹었고 데메크 팬들 사이의 내분을 일으키며 폭망하게 됨.
참고로 닌자 씨어리는 원래 기존 주인공 단테의 머리색만 바꾼 외전작을 개발하려고 했으나,
이들의 초안을 본 캡콤 측에서 "우리와 팬들을 화나게 만들어 봐라"라는 게임 역사에 남을 **같은 기획안을 제시했고
그 결과물이 저 DmC 였던 것..
만드는 게임 자체는 갈수록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상업적 성과가 계속 좋지 않자
배급사에게 IP를 넘기게 되거나, DmC같이 이상한 덤터기를 쓰는 사태가 발생하자
닌자 씨어리는 앞으로 자체적으로 게임을 퍼블리싱 해보자는 도전을 해보게 됨.
하지만 자본금이 없었기에 20명 정도의 직원만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나머지 80명 정도의 직원은 다른 회사의 외주 작업을 받아 개발비를 벌어오는
짠내나는 마지막 도전이 시작됨...
그들은 조현병에서 소재를 얻은 3D 어드벤처 게임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 게임이 바로
헬블레이드 : 세누아의 희생이었음.
3D 게임이었기에 주인공의 모델이 될 배우가 필요했지만
알다시피 직원의 8할이 외주 작업으로 개발비를 벌어오던 상황이었기에
배우를 빠르게 구할 여력이 없었음..
그래서 직원 중에서 배우가 구해질 동안 모션 캡처 및 모델링 기술을 테스트 해줄 사람 및
싱크 작업을 위한 성우 역할을 잠시 대타로 해줄 사람을 고르게 되었는데이 과정에서 뽑힌 직원이 서두에 언급된 멜리나 유르겐스였음.
멜리나는 직전에 제작된 게임 DmC에서도 천사 컨셉아트에 얼굴 모델로 쓰였던 이력이 있었기에
그녀가 낙점되었던 것으로 보임.
아무튼 그녀가 모션 캡처 테스트 및 목소리 싱크 대타 역할을 하는 동안 전문 배우가 구해지지 못해서
게임 개발에 큰 차질이 오나 싶었는데
목소리 연기, 모션 캡처 관련된 연기와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던
멜리나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주자
닌자 씨어리는 회사의 마지막 희망,
헬블레이드의 주인공 세누아의 모델 및 성우이자 모션캡처 담당 배우로 그녀를 낙점하게 됨.
당시 전문 장비가 없어 이케아와 아마존에서 주문한 다음에 회사 회의실에서 촬영했었다고 하며,
배우 역할에 본격적으로 내정되자
그녀는 게임에 액션 요소가 있었기에 직접 검술과 무술까지 배워서 모션 캡처에 임했으며
주인공 세누아가 가진 질환, 조현병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전문 배우 수준의 연기력을 보여주었음.
헬블레이드는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진짜 좋은 게임이 맞는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었음.
다행스럽게도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헬블레이드는 닌자 씨어리 역사상 가장 많이 판 게임이 되었고,
이 게임이 싫다는 사람들도 주인공 세누아의 모델링 및 연기는 호평할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각인이 됨.
지금의 닌자 씨어리는 헬블레이드의 성공으로 MS와 미워도 다시 한번 찍으면서 MS의 자회사가 되긴 하였지만
게임 제작 과정에서 비디오 편집자였던 그녀의 예상치 못한 재능 발견,
그리고 헬블레이드의 개발비를 충당하기 위해 외주 작업을 하던 직원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닌자 씨어리는 매년 사라지는 다른 중소 개발사들처럼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음.
*쿠키
참고로 멜리나 유르겐스의 새언니(오빠의 와이프)는 한국인이라
한국에 와서 찍은 사진이나 한복 착용하고 찍은 사진이 있음.....?!
제발 한국인이면 헬블레이드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