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귀족여성들의 상의탈의 결투
2019-05-11 07:45:45
18세기....카사노바백작....공주님들의 탈의 결투....
 
개드립에 간 글의 도입부인데...
 
글쓴이가 '뇌피셜'이라고 밝혔던 만큼 재밌던 부분까지 뭐라고 하고 싶진 않지만. 
 
저기에서 귀족여성들의 상의탈의 결투가 유래했다고 어디가서 이야기하고 다니면 곤란함.
 
 

 
일단 흔히 말하는 '그 유명한 카사노바'는 백작이 아님.
 
그냥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말빨로 고관대작들 만나서 인맥쌓고 사기치고 돈 좀 만지고 여자들과 관계하고 그랬던 사람임. 
 
당연히(?) 백작은 커녕 남작도 아님. 
 
여러나라를 전전하면서 높으신분들(루이15세, 프리드리히2세, 예카테리나2세 등)이나 명사(볼테르, 괴테, 모차르트 등)를 만나고 다녔는데..
 
그냥 유명한 걸로 유명한 타입의 인물이었던 셈. 
 
 
나무위키에서 보면 베네치아 상원의원이었던 나무위키에는 베네치아 귀족이자 상원이었던 마테오 조반니 브라가딘의 양자로 들어갔다고 나오는데...
 
그게 전부임. 
 
귀족 집안에서 양자로 들가서 어디가서 행세한다거나 돈 받아 쓴다거나하는건 물론 있지만 '백작'은 아님.
 
 
* 양자로 들어간 계기는 응급처치에 성공한 정도로 나오는데 좀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럼.
 
원래 당시 의사들이라고는 하는데 돌팔이들이 많았고, 말도 안되는 의료행위로 사람잡는 일이 허다했음. 
 
그 베네치아 상원의원님이 결혼식 참석차 곤돌라를 타고 가던 중에 갑자기 쓰러졌는데
 
역시나 수은을 막 쓰고, 피를 뽑는(사혈요법이라고 하는 그거)... 건강에는 하등 도움 안되고 괜히 돈만 받아쳐먹는
 
돈지랄 고오급 의료행위를 하고 있었던 거임. 
 
그러던 중 동방(오스만)의 신비한 의술을 배워왔다는 카사노바가 미개한 유럽 의사무리에게 꾸짖을 갈! 을 외치고
 
가슴에 붙인 수은고약을 찬물로 씻어내서 고열에 시달리던 사람을 구해낸 거임. 
 
.....앞뒤이야기를 보면 실제로 의사들 손아귀에서 구해낸거는 사실이라고 봐야할 거임.
 
아무튼 생명의 은인인데다가(팩트), 말도 잘하고 여간 재간둥이가 아닌거 같았음(구라)... 그래가지고설라무내 양자로 들이게 된 것.
 
 
'재벌집안사람'인거 하고 실제 그룹 '회장님'인거 하고는 다른거 이해할거임.
(이것도 구분 못하면 ....좀 심각한 거임.)
 
그래서 귀족인거는 맞지만 '백작'은 아님. 아무튼 아님. 
 
아마 이 부분은 '생 제르맹'하고 혼동이 있어가지고 '백작'이라고 쓴 게 아닐까? 싶음.
 
 
뭐 아무튼 그 다음 뭐 카사노바를 사이에 둔 두 겅듀님들께서 탈의결투를 하셔따...는 로맨틱코미디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고것은 참말로 그랬으면 공중제비를 열번은 돌아야할 스토리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있을 수 가 없고....'야사'의 영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텐데....이런 야사도 사실 없을거임.
 
상의탈의 결투에서 카사노바 이야기는 이걸로 끝임. 나올 일이 없음.
 
 
 
 
하지만 정말로 겅듀님들의 '상의 탈의 결투'가 없었는가...하면
 
그건 또 아님.
 
 
 

 
근데 정확히는 '공주' 아니고 '대공비'가 맞음. 
 
그...우리나라에서는 '프린세스(Princess)'를 무조건 공주로 번역하는 습관이 만연해 있어서
 
프린세스라고 적혀 있으니 '아...공주님하군하' 라고 옮겨적었을 거임.
 
위  '파울리네 폰 메테르니히 대공비'가 '상의 탈의 결투'의 장본인임. 
 
 
개드립간 글에서 '오스트리아 공주'라고 했던게 아마 이것 때문에 나온 착각으로 보임. 
 
공주님 아니고 대공비가 맞음.
 
자기 외삼촌이 대공(Prince, 왕자일때가 있고 대공일때가 있음)이 인데,
 
외삼촌하고 결혼해서 대공비가되서 '프린세스'가 된 거임. 
 
프린세스라고 되어 있으니까 중간에 잘못 되서 '공주'로 처리되다보니까 공주님의 상의탈의결투가 되버렸는데
 
사실은 유부녀인 '대공비마마'께서 상의탈의 결투를 하신거임. 
 
 
 
아무튼 이 파울리네 '프린세스'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대공비씩이나 하는 귀족이니깐
 
당연히 오스트리아 귀족 사교계의 필두가 됨. 
 
그러던 와중 에리히 폰 키엘만제그 백작이 오스트리아 사교계에 자기 색시라면서
 
'아나스타샤'를 데리고 옴.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로씨야' 출신임.
 
 
개드립간 글에서 '러시아 공주'라고 했던게 아마도 여기서 나온 착각으로 보임. 
 
 
파울리네 '프린세스'는 오스트리아 성골귀족이고
 
아나스타샤 키엘만제그 백작부인은 오스트리아 진골귀족 정도쯤 되는 것임.
 
 
아나스타샤의 사교계 데뷔 이후 사교계는 '정통파'와 '신진파'로 파벌이 갈리게 됨. 
 
이거 완전 클래식 클리셰 아님?
 
 
 
그래서 둘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던 어느날....
 
비엔나에서 축제를 열기로 했고, 거기에 꽃장식을 해야하는데....
 
이걸 과연 누가 결정해야 옳음?
 
프린세스 파울리네는 대공비답게 오스트리아 부인회 명예회장님쯤 정도되는 자리에 있었고
 
키엘만세그 백작부인은 부인회 실행위원장 정도 되는 자리에 있었음. 
 
사실 둘 다 결정할 수 있는 위치라고 할 수 있음. 누가 해도 됨.
 
다만 문제는 '누가 오스트리아의 유행을 선도하느냐'임. 
 
정말 중요한 문제임.
 
 
결국 그걸 '결투'로 승부를 보기로 해버린거임. 
 

오스트리아 옆에 붙어 있는 리히텐슈타인공국의 '파두츠'에서 역사적인 결투가 벌어지게 되었음.
 
 
근데 여기까지는 평범한(?) 여성 결투임. 
 
아직 비범한 '상의 탈의'는 안 나왔다 이말임. 
 
'상의 탈의'가 왜 나왔냐
 

 
이 삽화 하단에 보면 뭔가 상자 열어보고 있는 부인이 있는데,
 
바로 '루빈스카 남작부인'임. 
 
이 분이 없었으면 '상의 탈의 결투'는 없었음. 
 

 


 
 
그냥 결투진행했으면 남자들처럼 외투만 벗고 싸우는게 평범한 전개임. 
 
 

 
근데 허리위로 다 벗음.
 
이 이유가 아래에서 상자 매만지는 루빈스카 남작부인의 의견때문임. 
 
무려 그 시대에 의학을 공부한 분이었음. 
 
그림 속에서 상자을 열어보고 있는 이유는 남작부인의 '의학'에 대한 조예를 표현한 것임. 
 
 
이랬다고 함. 
 
옷을 입고 싸우면 칼끝에 옷자락이 끌려 들어가서 패혈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으니 두 분께서는 옷을 벗고 싸우세요...
 
이랬다는 거임. 
 

 
사실 쌉소리인데....(칼로 찌는거 부터가...)
 
언뜻 듣기에 그럴듯 하거니와 부인회에서 무려 '의학'씩이나 공부하셨다고 하는 '배우신' 남작부인의 조언이니 무시할 수 가 없었음. 
 
사실 귀족여성들이 그런 것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그렇다고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거나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것임.
 
그렇잖아도 파벌로 나뉘어 있는 가운데
 
아는 것 많고 배운 것 많은 남작부인의 조언을 무시 → 남작부인 무시 →  그러다 남작부인 상대 파벌에 가세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음. 
 
그러니 무시할 수 가 없게 되버린거임. 
 
 
그래서 사상초유의 대공비VS백작부인 상의탈의 결투 가 벌어지게 된 거임. 
 
 
 

옛날에도 여성들이 결투 안 했던거 아님.
 
근데 다 옷입고, 무기 들고 방패도 들고 그랬음.
 
그러다 둘 다 죽어버리기도 하고....
 
그래도 여성간의 결투는 흔치 않았음.
 
그리고 어지간하면 대리기사 불러서 돌리는 정도로 여성결투는 흔치 않은데...
 

 
근데 이 분들이 여성부 매치에서
 
'상의탈의'라는 파격적인 룰을 적용해서 듀얼을 벌여버린 거임. 
 

남성부에서도 상의탈의한 케이스가 없진 않겠지만, 주류는 어디까지나 외투만 벗는 정도였고,
 
남성부에서 토플리스 듀얼 뜬다고 그게 화제가 될 일도 없음.
 
 

 
어쨌든 결투 전개는 이럼.
 
삼세판룰로 붙었는데, 1,2라운드까지는 별거없었고, 
 
3라운드째에 카운테스가 검을 크게 휘둘러 프린세스의 코를 베어냄.
 
그런데 정작 그렇게 하고나자 깜짝 놀라서 검을 떨어뜨리고 자기손으로 자신의 뺨을 때림.
 
그것을 본 프린세스는 반격을 가해 카운테스의 팔을 찌름.
 
그리고는 둘 다 피를 보자 실신했다고도 하고. (...)
 
그러자 대기중이던 루빈스카 남작부인의 치료를 받았다고 함.
(둘다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삶. 대공비는 85살까지 장수함. )
 
백작부인은 퍼스트블러드 룰에 따라 자신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대공비는 깊게 찌른(치명상에 가깝게) 쪽이 자신이기에 자신이 이겼다고 또다시 옥신각신하자
 
남작부인이 '이제 두 분 서로 껴안고 화해하고 친구가 되세요' 이랬다는 훈훈한 마무리가 있는데...
 
 
이야기하는 거에 따라 루빈스카 남작부인이 둘다 망신줄려고 그렇게 쌈붙이고 유도한거 아니냐는 해석도 있음.
벌거벗은 귀부인식으로 농락했다는...
 
 
그건그렇고
 

 
당연히 온 유럽의 신사들은 경천동지할 '레이디들의 토플리스 듀얼'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 
 
TV가 있었으면 서프라이즈에서 재현해서 틀어줬을텐데!
 
TV가 없으니까!
 
그림으로!
 
'신비한 그림 서프라이즈'를 그렸던 거임.
 
 
상상력을 돋우기 위해 '그림'으로 '레전드 썰'을 재현을 하기 시작한거임.
 

 
생각해보니 존나 야한 거임.
 

 
그리다보니 옷자락 펄럭펄럭하게 해서
 

 
더 선정적이게 더욱더 느낌있게 그리다가
 

 
처음에는 상의까지만이었던 것을 위아래 다 벗는 것까지로 전개됨. 
 
유럽신사(...)들의 망상력은 이미 폭주마차에 타 있었음.
 
 
 
 
 
그리고 이제 막 사진술이 태동할 시기라서
 

 
탱글탱글한 재연배우들 섭외해서
 

 
'신비한 사진 서프라이즈'를 찍었던 거임.
 
 
그러니까
 
프린세스 VS 카운테스의 결투를 본 받아
 
고귀한 귀족영애의 탈코르셋 결투가 검술클럽에서 성행했다는건 그냥 망상이고 
 

 
 


 
입을거 다 입고 했읍니다. 
 
 
 
 
 
 


 
이런거는 
 
레전드썰에 감명받은 일러레들에 의해 
 
#귀부인 #결투 #상의탈의 #토플리스 #노출 #백작부인 #lady #naked #duel  #petticoat
 
태그 달아서 온갖 팬아트가 인터넷에 올라왔던 거 라고 생각하면 됨.
 


 
 
그리고 동시에 '그림엽서'로 대량인쇄해서 파는 동인비지니스도 진행되었던 거임. 
 
 
 
 
 
 
 
 
근데 그런거 없고, 다 헛소리라는 반론도 있음.
 
[(오피셜) 오스트리아 궁정발표, '결투썰은 가짜뉴스']
 
이렇다는 거임. 
 
이게 1892년에 있었던 '사건'이라고 '신문'으로 보도된 '썰'이라서 유럽과 북미에 순식간에 퍼졌던 거임. 
 
당연히(?) 오스트리아측에서는 '가짜뉴스'라고 했는데....
 
지금도 가짜뉴스라고 해도 바로 정정되지 않는데...그 당시에는 더더욱 가짜뉴스라고 해도 안 통하거니와
 
....그리고 높으신 분들의 '스캔들'인데 오스트리아에서 검열하는 것이 당연하다....그러니 부인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괴논리도 있고 엉망진창임.
 
알고보면 사실 이 이야기는 오스트리아가 아닌 외국에서 나온 '기사'와
그 기사에서 '파생된 이야기', 그에 딸린 '팬아트' 외에 '증거'가 없는 이야기일 뿐인 이야기임.
 
그러니까 진짜로 '카더라'로 만들어진 가공의 이야기일 가능성도 높은 것임. 
 
당대의 열광적인 반응을 고려하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간에 너무나 믿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정설처럼 굳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음.
 
 
 
 
 
3줄요약
 
1. 카사노바를 사이에 놓고 오스트리아공주와 러시아공주가 탈의결투를 했다는 게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님.
2. 오스트리아 사교계 양 파벌의 대공비와 백작부인이 남작부인의 조언으로 상의탈의 결투를 했다는 썰은 있음. 유명함.
3. 당대 유럽,북미의 남자들은 이 레전드 썰에 열광해서 온갖 팬아트를 만듦. 근데 다 뻥이란 소리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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